[고수칼럼] 여성들이여, 은퇴 준비하셨나요

현설영 신한생명 미래설계센터 차장 | 2017.08.28 05:53
최근 방송이나 언론에서 황혼이혼이나 졸혼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황혼이혼과 졸혼은 주로 남편이나 아내가 은퇴 후 겪는 일로 그만큼 은퇴 이후 부부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부부사이 만큼이나 여성 은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부부 중 수명이 더 긴 사람은 남편이 아닌 아내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여성의 기대수명은 85.2년으로 남성(79.0년)보다 6.2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의 은퇴 후 소득은 남성에 비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60세 이상 여성 1인가구의 80% 이상은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여성의 경우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과 소득이 단절되면서 제대로된 은퇴준비가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따라서 남편 중심 노후준비보다 수명이 긴 아내 중심으로 은퇴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독신여성의 경우 일찍부터 노후를 대비하는 합리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물론 남성중심 경제구조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고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은퇴준비를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일찍부터 은퇴를 계획하고 준비하면 적은 금액으로도 어느 정도 대비가 가능하다.

◆내 ‘연금자산’ 점검은 필수

지난해 급여액 기준으로 가장 기초적인 노후자금 재원인 노령연금(가입자가 수급연령 도달 시 수령)의 여성수령 비중은 20% 수준에 그쳤다. 반면 유족연금(가입자 사망 시 배우자 등 유족이 수령)은 여성이 90% 이상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편과 사별 후 유족연금만으로 생활하기 힘들 수 있다. 여성 홀로 지내야 하는 긴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은퇴준비가 필요하다. 

이때 준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은퇴준비 방법은 연금자산이다. 은퇴준비를 결심한 순간부터 지속적인 소득원이 될 수 있는 내 명의의 연금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지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이나 연금저축 등과 상관없이 부부가 함께 노후를 대비한다면 각각 연금수령시기를 조절해 그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즉 남편의 연금은 은퇴 후 초기에 활용하고 본인의 연금은 그 이후 상황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라도 임의가입제도를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최소 가입기간이 10년이 안되는 경우 임의계속가입 신청으로 부족한 기간을 채워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이외에 경단녀(경력단절여성)도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 예외기간에 대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추후납부제도를 활용해 가입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개인연금 가입을 고민 중이라면 납입기간 중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은 소득이 있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 그럴 수 없다면 일반 연금상품이라도 가입할 필요가 있다. 

또 최근 인기가 높은 주택연금의 경우 최후의 노후소득원이 될 수 있으므로 은퇴 후 거주주택은 가능한 미리 처분해 쓰지 않아야 한다.

노후대비는 빠를수록 좋다. 미혼 여성은 군 복무를 하지 않아 25세 정도면 사회진입이 가능하다. 이때부터 연금자산에 관심을 두고 본인 수입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노후대비를 하는 편이 좋다. 또 생애주기 전체에서 20대는 소득 대비 저축액이 높은 시기다. 

실제로 20대 싱글여성의 저축력은 소득이 두배 많은 기혼 가구와 비슷하다. 연소득 2000만~3000만원인 20대 싱글여성과 4000만~6000만원인 기혼가구 모두 월평균 약 80만원을 저축한다. 20대 은퇴저축은 월 납입금을 적정하게 설정해서 장기간 유지하도록 설계하는 편이 좋다.

◆나를 위한 보장자산을 만들자

은퇴준비와 관련 한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연금자산은 일단 내가 건강하다는 전제하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사고나 질병에 대비한 의료비 대책이 없는 경우 연금은 노후생활비가 아닌 병원비로 소진될 수 있다.

특히 남편을 간병하면 그나마 준비한 노후자금을 모두 쓰게 돼 정작 나의 몸을 돌볼 경제적 여력이 없어질 수 있다. 이에 더욱 구체적인 비용마련 대책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할 때 미리 나를 위한 보장성보험에 가입해 두는 것이다. 

실손이나 건강·암보험 등 나의 보장자산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체크한 뒤 중대한 질병이나 여성질환, 간병비 등 관련 보장범위나 금액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가입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65세가 넘으면 의료비가 급증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이 고혈압, 관절염, 당뇨병 순인데 여성이 남성에 비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 명의의 연금이나 보장자산과 함께 남편을 피보험자로 하는 종신보험도 일정수준 이상 가입했다면 은퇴 전 남편 유고 시 가족 생활비나 자녀를 위한 목적자금으로 쓸 수 있고 은퇴 후 혼자 지내는 기간에는 노후자금이나 의료비로 활용할 수 있어 더 확실한 노후대책이 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2호(2017년 8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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