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IRP로 ‘3층연금’ 완성하기

안윤철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연구위원 | 2017.08.21 05:53

3층연금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아울러 말하는 것이다. 소득이 있으면 당연히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개인연금에도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그간 퇴직연금에 가입된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만 활용 가능해 3층연금이 남의 얘기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가 IRP(개인형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비로소 소득이 있는 근로자 모두가 3층연금을 완성할 수 있게 된 것. 이에 IRP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가장 큰 혜택 중 하나인 연말정산 세액공제 부분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세액공제는 과세이연, 저율의 연금소득세에 비해 그 혜택이 커 보이고 연말에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IRP, 어떤 혜택이 있을까

하지만 IRP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하다. IRP는 노후소득의 재원으로 활용할 기본계좌인데 당장의 세액공제에 관심이 쏠려 정작 장기로 운용해야 할 자산에는 소홀한 것이다. 기존 연금저축계좌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투자자가 많은 지금, 새롭게 가입할 IRP를 어떻게 적절히 활용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세제부분을 살펴보자. 세액공제는 연금저축계좌와 IRP 납입금액을 합산하면 연간 700만원까지 가능하다. 연금저축계좌 단독으로는 최대 4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가 허용되기 때문에 최대 700만원의 세액공제를 위해서는 IRP의 활용이 불가피했다. 이제 모든 취업자가 IRP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그간 세액공제에서 배제되는 차별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연봉이 1억2000만원(종합소득기준 1억원)인 고소득층도 연금저축계좌의 300만원 세액공제 한도가 있지만 IRP를 활용하면 최대 700만원의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다음으로 계좌의 기능부분이다. 세액공제하는 모든 금액을 IRP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연금저축계좌와의 기능상 차이를 알아두면 투자하는 데 유용하다. IRP는 일단 법령에 정의된 중도인출요건을 제외한 인출에 제약이 따른다. 연금으로 받거나 해지를 하는 방법뿐이다.

반면 연금저축계좌는 중도인출 시 기타소득세(16.5%)를 내야 하지만 인출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세액공제한도 이상의 금액을 투자했을 경우 원금을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다. 즉 어떤 경우라도 연금으로 사용할 자금은 IRP를 활용해 노후대비를 하는 게 좋고 혹시 모를 유동성 자금이 필요한 경우라면 연금저축계좌에 나눠 담는 것이 유용하다.

IRP는 기본적으로 퇴직했을 때 받는 퇴직금을 수령하는 계좌다. 연금인출을 위한 기본조건은 5년 이상 가입·55세 이상 조건인데 IRP를 통해 퇴직금을 받을 경우에는 가입기간과 상관없이 55세 이상이면 즉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이 점을 활용해 곧 퇴직할 예정이고 연금이 필요하다면 IRP 위주로 납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IRP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라

운용하는 상품과 자산배분관점에서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연금저축계좌를 펀드형으로 선택하면 운용상품은 펀드로 한정되지만 IRP는 일반 운용계좌와 마찬가지로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예금 등 다양한 상품군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연금저축계좌는 펀드로 운용할 경우 특별한 운용상의 제약이 없지만 IRP는 위험자산에 70%까지 투자가 가능하고 파생상품 혹은 파생형펀드 등에 투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이런 사항을 살핀다면 두 계좌를 운용할 경우 양쪽에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짜기보다는 연금저축계좌에 다소 공격적인 상품을 편입하고 IRP에 보수적인 상품을 편입해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IRP의 주된 펀드들은 채권혼합형이다. 개별종목 흐름보다 시장 전체 흐름을 따진다면 채권형에 관심이 많을 테고 그런 투자자라면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를 분리해 운용하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

채권혼합형펀드를 살펴볼 때 주식형부분만 보고 채권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관심이 있더라도 주로 위험회피용으로 짧은 듀레이션(잔존만기)을 가진 채권을 선택한다. 이런 경우 안정적인 채권형을 IRP에서 운용하고 연금저축계좌에서 주식형을 운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또한 일부 자산운용사는 채권운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동일한 유망펀드를 동일하게 운용하는 주식형이 있지만 채권혼합형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자산배분관점에서 분리해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운용수수료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연금저축계좌는 계좌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없다. 펀드로 운용하는 경우에는 펀드 자체에서 부과하는 운용수수료를 차감한다. 반면 IRP는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가 있으나 최근 사업자별로 개인납입분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감면하거나 면제하고 있어 수수료문제가 두 계좌를 운용하는데 큰 제약이 될 것 같지는 않다.

IRP를 활용하는 목적은 세금혜택과 노후대비다. 세금혜택만 고려하면 IRP 외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비과세해외펀드 등도 있다. 하지만 생애자산의 중요한 부분인 노후소득을 준비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노후를 준비할 자금을 굳이 일반계좌에서 운용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노후준비는 해야겠지만 급작스러운 병원비가 필요한 경우 세금을 내는 문제는 부차적이다. 3층연금의 완성인 IRP에 가입해 기존의 연금저축계좌와 함께 적절히 운용해보자. 노후준비에 여유 있는 사람들의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1호(2017년 8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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