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갑질’ 민낯 ③] “청소차 사라, 파지도 사와라”

김설아 기자 | 2017.06.20 06:16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와 청소용역업체 A사. 지난 10여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가 6억원대 소송을 놓고 맞붙었다. 명절 때마다 되풀이된 상품권 강매는 물론 청소원 인건비, 청소약품 구매 강요 등 홈플러스가 수년간 갑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게 A사의 주장. 반면 홈플러스는 과거 불법 관행을 모두 척결했고 더 이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 <머니S>가 홈플러스와 A사가 얽힌 쟁점을 집중 조명하고 상생해법을 모색하는 ‘홈플러스 갑질 민낯’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상품권 강매 논란
② 부당이득 챙기기 -청소약품, 왁스 횟수 등
③ 재계약 빌미 '을 부려먹기' - 포장용 폐박스, 화물차 사용료 등
④ 미화원 사망사고 ‘책임공방’
⑤ 한우고기 절취사건 진실은?
⑥ 진짜 ‘상생’이란 무엇인가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홈플러스의 부당이득 챙기기는 청소약품 비용 전가, 왁스 추가작업 비용 떠넘기기 등에서 그치지 않았다. 2013년 8월23일 홈플러스는 A사에 ‘재계약 관련(중요)’이라는 제목의 메일 한통을 보냈다. 


◆ “1300만원짜리 장비 사라”… 리스회사·조건까지 제시

“홈플러스 하반기 재계약 관련 아래 사항 업무에 차질없도록 반영 바랍니다. ▲9월 재계약 관련 최종 주차, 미화인력(주차인력 현행유지, 미화인력 1명 축소) ▲미화 청소장비 리스 조건 내용 참고. 리스기간은 48개월로 확정됨 ▲청소차 월 사용료는 최종 35만원으로 확정 변경 ⟶ 홈플러스 고객지원팀 4년간 예상 유지보수비용 400만원으로 반영(월 8만원 정도 유지비용 확정 예정).”

한마디로 정리하면 기존 미화원 인력을 축소하고 그 대신 청소차량 장비를 보강하라는 게 재계약 필수조건이라는 소리다. 홈플러스가 제시한 ‘스윙고XP’라는 명칭의 청소장비는 주로 바닥을 닦는 데 사용된다. 홈플러스는 대당 13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청소장비 구매를 재계약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리스회사(다이버시코리아)와 리스 조건(보증금 20%, 리스기간 48개월)까지 제시했다.

A사 관계자는 “재계약을 위해선 어떤 제조사가 만든 특정 제품을 어느 리스회사에서 이런 리스 조건으로 구매하라는 식이니 사실상 강매와 다름 없다”면서 “1300만원짜리 장비를 점포당 하나씩만 구매하더라도 140개가 넘다 보니 당시 리스회사와 홈플러스가 어떤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소리가 안팎에서 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리스를 통해 구매하면 본사에서 사용료를 지급한다는 조건인데 월 8만원이라는 비용이 터무니 없이 적을 뿐더러 우리 회사와 같이 조기에 계약이 깨질 경우 감가상각을 계산하면 손해를 보고서라도 장비를 점포에 두고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여러모로 점포만 이득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역시 홈플러스가 취한 부당이득 중 하나라는 게 A사 측 주장이다. 이는 비단 청소업무에만 적용된 게 아니다. A사는 홈플러스에서 청소 외에도 주차관리, 카트 정리 업무 등도 맡았는데 외부로 빠져나간 카트 수거를 위해 화물 차량 구매도 강요했다는 설명이다. 

A사 대표는 “외부 유출 카트 수거용이라며 용역업체에 구매를 강요했지만 사실상 점포에서 설날 선물 배송 등을 이유로 화물차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7년간 점포로부터 받지 못한 화물차 사용료 및 유류대를 계산해보니 1억6000만원 정도로 계산됐다”고 말했다.



◆ “고객 포장용 박스도 사와라”

홈플러스는 또 2011년 4월부터 홈플러스 CS팀이 담당하던 자율 포장대 파지이동 업무를 A사와 같은 주차&미화 팀이 담당하도록 이관한다. 이 과정에서 폐박스 구입을 지시하는 등 추가적인 부당이득이 있었다고 A사 관계자는 말했다. 자율 포장대는 고객이 홈플러스에서 물품을 구입한 후 포장대에 마련된 파지로 구입품을 포장해가는 곳이다.

A사 관계자는 “파지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분류한 뒤 자율포장대에 사이즈별로 채워넣는 게 주 업무인데 직원들이 그 업무를 안하려고 하자 용역업체로 업무를 이관하면서 부족한 파지를 채워넣게 했다”면서 “외부에서 주워오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파지가 부족해서 고객민원이 들어오면 점포에선 사서라도 채워넣게 했다”고 말했다.

A사 대표는 “현장 직원들이 (점포에서) ‘파지를 사오랍니다’라고 전해오면 용역업체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파지를 구하느라 애를 쓸까, 혹시나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돼 사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A사는 2012년 논란 속에서 오픈한 부산 반여점도 부당이득 편취가 잇따랐다고 주장했다. 당시 부산 반여점은 개점 인허가 작업이 복잡해지고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홈플러스 측에서 교통체증에 대한 개선책을 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오픈이 당초 예상보다 한달 이상 지연됐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예정 오픈일에 맞춰 책정된 비용만 용역업체에 지불하면서 A사는 오픈을 위해 투입된 청소, 주차, 카트, 파지 인원 등의 추가 인건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A사 대표는 “오픈이 연기되면서 우리뿐 아니라 시설, 보안, 인테리어, 상품진열 등 모든 부분에 대한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했다”면서 “대책도 없이 억지로 오픈을 강행하다 이런 일이 벌어졌음에도 홈플러스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초기 예산에만 맞춰 나머지 금액은 업체에 전가시키는 전형적인 ‘갑’의 모습을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A사는 당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며 해당 건 역시 소송 내용 중 하나로 A사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라며 “홈플러스는 법원에서 당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 중이며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연재기사 다시 보기 ① 상품권 강매 논란, ② 부당이득 챙기기)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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