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종민 "하사비스처럼 알파고하라"

서지원 기자 | 2016.05.18 11:04
▲사'하사비스처럼 알파고하라' 저자 유종민/사진=도서출판 타래

지난 2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다. 바둑에 대한 관심 여부를 떠나 전 국민 모두가 기계와 인간의 대결에 흥미를 가졌고, 이는 곧 알파고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대국의 중심에는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가 있었다. 그리고 하사비스에게 ‘알파고의 아버지’, ‘인공지능의 대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그런 유명세와는 달리 하사비스 개인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알파고와 함께 혜성같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하사비스의 삶을 재조명한 책이 출간됐다. ‘하사비스처럼 알파고하라’가 그 주인공이다. 저자인 유종민 작가를 만나 책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잠자고 있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깨워주는 깨움연구소의 소장이다.


Q. 이 책의 주인공인 하사비스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쓰게 되었나요?

하사비스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13살의 나이에 세계 체스 챔피언 2위의 자리에 오를 정도로 체스 신동이었던 하사비스가 만든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12살 때부터 바둑 천재 소리를 듣던 이세돌 9단을 꺾은 것 자체가 아이러니죠.


그런데 그는 돌연 15살의 나이에 게임계의 거장인 피터 몰리뉴의 눈에 띄어 게임 개발사에 입사하게 됩니다. 거기서 그는 타이쿤 게임의 시초가 된 테마파크 등의 게임을 개발하게 되죠. 거기서 번 돈으로 그는 세계 명문 대학인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게 됩니다. 그 뒤로 그는 다시 피터 몰리뉴의 회사로 돌아와 일명 갓 게임으로 불리는 ‘블랙 앤 화이트’라는 게임을 개발하는데, 이 게임은 국내 게임 유저들한테도 큰 사랑을 받습니다. 출시하자마자 초판 물량이 바닥나서 몇 날 며칠을 기다려야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체스 선수에서 게임 개발자로 명성을 쌓던 그가 돌연 뇌인지과학을 배우겠다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들어갑니다. 게임 개발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인공지능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뇌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죠. 거기서 그는 기억과 상상은 뇌의 같은 부위에서 일어난다는 논문 발표로 또 한 번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사이언스지가 뽑은 그 해의 10대 우수 성과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으니까요. 여기서 그는 인공지능 알파고의 학문적 초석을 쌓게 됩니다. 컴퓨터 공학지식과 뇌 인지과학을 결합한 그는 학교를 나오자마자 딥마인드를 세우고 구글과 함께 알파고를 완성하게 되죠.


즉 그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고, 그 도전의 방향은 항상 인공지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Q. 데미스 하사비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체스를 통해 배운 몰입의 힘과 역발상을 통해 일궈낸 혁신, 그리고 모두를 귀 기울이게 한 스토리텔링의 힘, 이 세 가지가 그의 성공 비결이 아닐까요?


수많은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어린 시절 체스를 둘 때 초읽기에 단련된 몰입의 힘이 컸죠. 그리고 그는 컴퓨터와 뇌, 기억또는 상상과 같은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 혁신을 찾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알파고인 거죠.


만일 그가 알파고가 아닌 범지구적 난제를 해결하는 궁극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매달렸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구글 브리핑룸에서 한두 줄의 발표로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바둑을 가지고 이세돌 9단과 맞붙는, 인간 대 기계의 대결 구도로 몰고 갔죠. 즉 바둑이라고 쓰고 인공지능이라고 읽은 셈입니다. 그 결과 인류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 세계적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고, 이제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전 세계가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이죠.


Q. 자기계발서인 이 책을 읽을 예비 창업가나 기업가, 직장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가요?

‘호시우행’이라는 말이 있죠. 소처럼 우직하게 뚜벅뚜벅 걷되 호랑이처럼 멀리 내다봐야 합니다. 방향이 중요한 거죠. 바꿔 말하면 방향이 있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죠. 하사비스는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국 승리 후 20년 전의 꿈을 이룬 것과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의 성공은 이미 20년 전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최근 스타트업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하사비스 역시도 스타트업을 통해 딥 마인드를 세우게 되죠. 하지만 이런 붐 속에서 무조건 새로운 것을 찾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한데요. 자신만의 내공을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른 이질적인 것과 결합할 수 있어야 하죠. 진정한 혁신은 그런 내공들이 만나는 가운데서 이루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하사비스가 살아온 과정에서 보여준 한 수, 한 수를 복기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연설에서 한 말과도 상통하죠. ‘삶의 모든 과정은 하나의 점이고, 나중에 그 점들이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니 매 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사비스가 둔 수들을 이어가다 보면 인공지능이라는 대마를 잡기 위해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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