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년과 남자' 경계에 서있는 끼쟁이 모델, 박찬규

문예진 기자 | 2016.03.26 09:29
편집자주 | 화려, 심플, 노출... 어떤 스타일도 상관없다. 모델은 무슨 옷이든지 완벽하게 소화해내야 한다. 직업적인 숙명이다. 그렇다면, 화려한 스타일로 치장하는 모델은 평소 어떤 스타일일까. 국내 유망 모델들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해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했다. 일명 '모델스타일'이다.

'상남자가 되고 싶은 소년'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체크무늬 셔츠에 샛노란 카디건, 깔끔하게 내린 머리, 어딘가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등장한 모델 박찬규. 겉모습만 봤을 때는 귀여운 신입생 같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소년처럼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답하는 그의 눈빛과 내뱉는 말들은 남자답기 그지없었다. “순진해 보인다”는 말에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 주겠다며 단정하게 보이던 머리를 올리자 소년 대신 ‘남자’가 앞에 앉아 있었다. 아니, ‘소년과 남자’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었다. 공부만 알던 소년에서 끼쟁이 모델로 다시 태어난 박찬규를 만났다.


[패션] #캠퍼스룩 #MIK #버튼커버 #맨투맨 #이동휘 #비욘드 클로젯 #권문수

Q. 오늘 스타일 콘셉트는 무엇인가.
캠퍼스룩이다. 빈티지 구제 보다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Q. 가장 좋아하는 잇 아이템은 무엇인가.
맨투맨 가장 좋아한다. 편하게 즐기기 좋다. 요즘은 버튼커버를 많이 애용한다. 오늘 착용한 버튼커버는 임동욱 디자이너 브랜드 MIK 제품인데 하나 둘씩 모으는 재미가 있다.


Q. 셔츠에 포인트 스타일링으로 주기에 딱 좋겠다.
셔츠를 좋아하는데 넥타이는 별로다. 근데 셔츠만 입으면 밋밋하니까 소매나 옷깃에 버튼커버로 디테일하게 포인트를 주니까 좋은 것 같다.


Q. 들어보니 튀는 스타일을 싫어하나 보다.
대충 입고 나온 느낌은 주고 싶지 않고 화려한건 싫다. 하나에 포인트를 주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도 이너는 무채색으로, 카디건은 옐로우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Q. 쇼핑은 주로 어디서 하는가.
주로 가로수길에 간다. 매장 MD 추천을 받거나, 직접 입고 사진을 찍어보고 산다. (웃음) 어떤 각도에서도 나한테 잘 어울리는지 알아야 하니까.


Q. 보이시한 여자 옷도 어울릴 것 같다.
보통 남녀공용으로 구매한다. 남자 옷은 여자 옷만큼 다양하지 않다. 특히 타이트한 옷을 좋아하는데 남녀공용은 사이즈가 슬림하게 나오니까 좋다.


Q.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스타일리시한 셀럽은.
요즘 대세인 이동휘다. ‘응팔’ 나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옷, 신발, 액세서리 빠짐없이 스타일링 색 조합이 너무 좋다.


Q. 좋아하는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있나.
캐주얼하지만 편한 스타일은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이다. 클래식한 부분에서는 권문수 디자이너의 옷을 좋아한다.

[박찬규] #박찬규 #박성진 #캘리그라피 #오엔

Q. 롤모델이 있나.
모델 박성진이다. 눈빛이 살아있다. 런웨이를 보면 그만의 포스가 느껴진다. 사실 국내에서는 크게 눈에 띄고 잘나가는 편이 아니었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뉴욕으로 넘어가서 많은 고생을 하며 데뷔를 하고 지금의 인지도를 쌓았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삭발을 했는데 다들 ‘이런 이미지가 먹힐까’ 의아해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우습도록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만들었다. 그의 외적인 것도 멋있지만, 이렇게 틀을 깨는 도전정신은 배울만하다. 나중에 꼭 만나고 싶다.


Q. 자신의 매력은.
머리에 따라 이미지가 확 달라진다. 머리를 내리면 순한 어린아이 같고, 올리면 남자다워 보인다. 두 가지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웃음)


Q. 외모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턱 선이다. 특히 저번에 건강 주스 모델로 광고 촬영을 했는데 주스를 마시는 장면에서 감독님이 턱 선부터 이어지는 목울대가 예쁘다고 칭찬해주셨다. (웃음)


Q. 말하는 게 참 솔직하다.
모델이라면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주변에 물어보면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 자신의 어떤 부분이 예쁘고 멋있는지. 이건 겸손이랑은 다른 문제다. 그 점들이 무긴데 당연히 알아야지.


Q. 그럼 콤플렉스가 무엇인가.
키가 제일 고민이다. (키가 몇인가) 182cm다. 쇼를 하려면 최소 185-6cm는 돼야 한다. 유명한 모델 중에 키가 작은 분들이 몇몇 있지만 정말 드물다. 아니면 풍기는 분위기가 독특하던가. 그런데 키는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화보촬영이 들어왔을 때 최선을 다한다. 나중에 해외로 진출하려면 국내활동 커리어도 중요하니까. 또 다른 콤플렉스는 코. 뭉툭해서 마음에 안 들지만 매력으로 승화시켜 보려고 한다. (웃음)


Q. 쉴 때는 어떻게 보내나.
원래 고향은 대전인데 일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다. 평소에 축구를 좋아해서 친구들이랑 많이 했는데 서울로 올라오니까 할 사람이 없어졌다. (웃음)


Q. 친구들은 대전에 있는데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하나.
맞다. 자취하다 보니 말할 사람이 없다. 진짜 답답할 때는 노래방에 간다. 코인 노래방 있지 않은가. 2천원 들고 몇 곡 부르고 온다. 혼자 잘 논다. (웃음) 아니면 캘리그라피. (배우고 있는 건가?) 배운 적은 없다. 혼자서 끄적거리다가 지금은 취미로 하고 있다. SNS에 올리기도 하고 주변에서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Q. ‘박찬규’가 자주 가는 플레이스를 추천해 달라.
한강 잠원지구에 위치한 선상카페 오엔(ON)에 자주 간다. 경치가 너무 좋다. 여기에 오면 날 볼 수 있을지도… (웃음)

[모델] #도수코 #29CM #긱 #디그낙

Q. 어떻게 모델을 하게 됐나.
군대에 있을 때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게 꿈에 대해 생각하던 와중에 친한 친구의 동생이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다. 처음엔 친구 동생이니 주의 깊게 보고 있다가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작년 9월에 전역해서 온라인 편집샵 ‘29CM’에서 일을 시작했다. 룩북(LookBook)을 찍거나 시범착장을 하는 등 정식 데뷔는 아니었지만 모델로서 첫 발을 들게 됐다. 그 후 바로 모델 아카데미 수료를 하고 오디션에서 뽑히게 됐다.


Q. 이제 막 시작했는데 어떤 것 같나.
모델 하길 잘했다. 나한테 잘 맞는다. 정말 많은 노력도 있었지만 운도 좋았다. 시기상으로 1주일만 전역이 늦었어도 모델을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잘 되려고 그러지 않았나 싶다. (웃음) 앞으로가 기대된다.


Q. 가장 최근에 한 촬영이 뭔가.
최근에 남성 스타일 매거진 긱(GEEK) 촬영을 했다. 다른 모델들도 있었는데 추운 날씨에 가벼운 봄옷만 입고도 프로페셔널하게 임하는 모습을 봤다. 자세도 물론이지만 프로정신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많이 배웠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콘셉트의 화보나 서고 싶은 쇼가 있다면.
중성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아예 반대되는 ‘상남자’ 콘셉트의 화보를 찍어보고 싶다. 쇼는 강동준 디자이너 브랜드 디그낙(D.GNAK) 패션쇼에 서고 싶다. 작년 패션위크 때 처음 봤는데 힙합 뮤지션들의 공연을 배경음악으로 삼고 쇼를 열더라. 굉장히 새로웠다. 그런 자유로운 쇼를 처음 봤다.


Q. 모델을 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면.
가장 큰 건 음식. 그리고 운동. 너무 하고 싶은데 잘못하다 다칠까봐 할 수가 없다. 다음 촬영에 지장이 갈 수도 있으니… 어쩔 수 없다.


Q. 모델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을 때는.
가끔 대전에 내려가면 친구, 가족, 지인들이 자랑스러워한다. 특히 친구들은 나를 ‘극복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시대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친구들도 ‘나도 할 수 있다’ 그런 용기를 받는 것 같다.


Q. 아무리 일이 즐겁다 해도 좋은 부분만 있진 않을 텐데, 어떤가.
모델이란 일 자체가 시도 때도 없이 힘든 건 맞다. 특히 모델 준비를 하면서는 침체기도 많았고 왜 헛고생을 하고 있나 생각도 들면서 무기력해졌다. 앞으로도 분명 힘든 때도 있겠지만 이럴 때 생각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으로 그 고비를 넘겨야 된다.


Q. 모델 말고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
일단 모델로서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하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연기도 도전하고 싶다. 아카데미 다닐 때 연기수업을 받았는데 너무 재밌었다.


Q. 이미지가 도련님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때도 부족함 없이 자란 부잣집 도련님이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조연이었다. 돈으로 사랑을 사려고 하고, 결국은 버림받은...재수 없는 이미지? (웃음)


Q. 앞으로 어떤 모델이 되고 싶나.
유명해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 한번을 봐도 인상 깊은 모델이 되고 싶다. 런웨이에서든 잡지에서든 날 봤을 때 기억에 남아 있는 모델이 되고 싶다.


Q. 그렇게 한사람씩 기억하게 되면 나중에 저절로 유명해지겠다.
(웃음) 그렇게 되네. 맞다. 한번 보고 잊혀 지지 않는 모델이 되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초중고 공부만 하다가 정 반대의 길을 가는 게 너무 행복하고 보람차다. 현재는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사진. 윤장렬 포토그래퍼
촬영 : 씨제스 모델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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