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민수 "부사관 출신 모델이지 말입니다"

장경석 기자 | 2016.03.11 10:56
편집자주 | 화려, 심플, 노출... 어떤 스타일도 상관없다. 모델은 무슨 옷이든지 완벽하게 소화해내야 한다. 직업적인 숙명이다. 그렇다면, 화려한 스타일로 치장하는 모델은 평소 어떤 스타일일까. 국내 유망 모델들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해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했다. 일명 '모델스타일'이다.

군대에서 장교와 병사 사이에 하사, 중사, 상사로 불리는 계급이 있다. '관' 자로 끝나는 건데 '보안관' 아니 '부사관'이다. 직업군인 부사관 출신 모델이 있다. 25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한 모델 최민수다.


화보인터뷰 당일 혹시 군복을 입고 오는 것은 아닐까, '다나까' 말투를 쓰진 않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소년처럼 순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의상은 오토바이에서 막 내린 듯한 라이더 재킷을 입고 등장해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혹시 배우 최민수와 이름이 같다고 이렇게 입은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카리스마 속 감춰진 순수함이 닮았다"고 대답했다. 우문현답이었다. '모델'과 '연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오늘만 사는 남자, 모델 최민수를 만났다. 

[패션] #올블랙룩 #라이더재킷 #맨투맨티셔츠 #심플룩

Q.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을 부탁했다. 고르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모델이라는 직업상 옷이 다양할 거 같지만, 막상 옷장을 열어보면 의외로 단순하다. 평소 다양한 컬러의 맨투맨 티셔츠에 블랙 팬츠와 운동화를 매치해 편안하면서 심플한 룩을 즐겨 입는다. 또한 목걸이나 반지를 착용해 전체적인 의상에 포인트를 주는 편이다.


Q. 오늘 의상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시크한 올블랙 패션이다. 블랙 라이더 재킷으로 순하게 생긴 외모와 상반된 상남자 스타일을 연출했다. 또 팬츠는 블랙진이 아닌 코팅진을 선택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여기에 실버 메탈 소재의 체인 목걸이로 포인트를 줬다. 블랙 컬러의 맨투맨 안에는 화이트 티셔츠를 레이어드해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Q. 블랙 색상을 선호하는 듯 하다.


블랙은 어떤 색상과 매치해도 잘 어울린다. 예를 들어 오늘처럼 화이트 티셔츠를 안에 받쳐 입는다거나 옐로우 컬러의 스냅백으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또는 올블랙 패션에 레드 컬러의 신발을 신는 등 다양한 컬러로 포인트 스타일링이 완성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쇼핑을 하러 가면 블랙 색상의 옷들만 보이고, 그렇게 사서 모아둔 옷이 옷장 한 칸을 가득 메우고 있다.


Q. 자신만의 '잇 아이템'을 꼽아달라.


맨투맨 티셔츠를 가장 좋아한다. 특히 차콜 그레이, 블랙 등 어두운 계열의 색상을 주로 선호한다. 또한 레터링, 그래픽, 자수 등 패턴이 들어간 맨투맨보다 무지로 된 깔끔한 게 좋다. 운동 후에는 스냅백, 비니 등의 모자를 쓰고 다니며, 여행을 갈 때는 페도라로 포인트를 준다.

[최민수] #연기자 #조인성 #발리에서생긴일 #부사관 #콤플렉스

Q. 모델이 꿈이었나.


원래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을 봤는데, 조인성 씨가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고 우는 장면이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배우 조인성에 대해 알아보다 모델로 데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 처음 모델과 연기를 같이 하고 싶다는 꿈을 꾼 것 같다.


Q. (모델 직업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다.


군 장교 출신인 아버지의 반대가 특히 심했다. 집안이 보수적이기도 했지만, "힘든 길을 왜 굳이 가려고 하느냐"며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게 뻔히 보였다. 결국 한 지방 대학의 컴퓨터정보공학과로 진학을 했지만, 모델의 꿈을 접을 수가 없더라. 학사경고를 받자 아버지는 날 군대로 보냈다.


Q. 이력이 특이하다. 부사관 출신 모델이라고.  


부사관으로 4년 4개월 동안 군 생활을 했다. 입대 전 아버지와 약속을 한 게 하나 있었는데 바로 "군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말이었다. 2013년 3월 전역을 했고, 통장엔 6000만 원이 찍혀 있었다. 이미 2012년 11월 경기대학교 패션모델학과에 지원해 합격한 터였고, 내 손으로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힘들게 모은 돈으로 시작해서인지 처음엔 '멋'으로 하고 싶었던 모델이 '간절함'으로 변해 있더라.


Q. 키가 콤플렉스인가.


키보다는 비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굴이 작지 않고 골격이 왜소한 편이라 상대적으로 어깨가 넓어지는 운동을 많이 한다. 또 요정처럼 뾰족한 귀도 처음엔 콤플렉스였지만, 지금은 남들과 다른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눈썹이 중요한데 앞쪽에만 있어 항상 그리고 다닌다.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인상이 많이 바뀐다.    

[모델] #GQ #오디너리피플 #계한희 #박신양 #씨제스모델에디션

Q. 기억에 남는 촬영을 꼽자면.


처음 GQ 패션 화보를 찍었을 때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2014년 5월호였는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남성지이기도 했고, 패션 에디터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GQ 강지영 부장님과 촬영을 한다는 게 무척 떨렸다. 당시 신인 티를 내지 않으려고 수차례 포즈 연습을 하고 스튜디오에 갔지만 쉽지가 않았다. 아쉬움이 가득했는데 6월호에 또 불러줘서 감사했다. 오래된 빌라에서 진행한 빈티지 감성의 콘셉트 촬영이었는데,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 강지영 부장님도 "한 달새 무슨 변화가 있었느냐"며 칭찬을 해주셨다. 이후 자신감이 많이 붙었던 것 같다.


Q. 친한 패션 디자이너를 얘기해 달라.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의 장형철 디자이너. 첫 패션쇼와 룩북을 그와 함께 했다. 사실 남자 모델치고는 키가 작은 편에 속해 쇼에 많이 못 선다. 이 때문에 서울패션위크에서 런웨이에 선다는 건 행복한 일이고, 더욱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또 '카이(KYE)' 계한희 디자이너의  브랜드 쇼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남자 모델이 5명 밖에 없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라는 사실이 뿌듯했다. 특히 함께 무대에 섰던 여자 모델들이 흥이 많고 까불기도 잘해 백스테이지가 그야말로 긴장과 웃음의 연속이었다. 모델에겐 착장 수도 중요한데 당시 두 착장으로 쇼에 올랐고, 유명 연예인을 포함해 모두가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에 떨리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Q. 모델 최민수의 매력은.


사실 아주 확 잘생긴 얼굴은 아니다. 하지만 뭘 입어도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그래서 내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백지 같은 모델'이라는 말도 듣는다. 또 군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항상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특히 잘 웃고 다른 사람들의 말도 잘 들어준다. 이런 성격이 에디터나 포토그래퍼에게 좋게 보여지는 것 같다.


Q. 이제 연기만 하면 꿈을 이루는 건가.


지난해 씨제스모델에디션으로 둥지를 옮겼다. 평소에 영화를 자주 보고, 소속사에선 틈틈이 연기수업도 받고 있다. 최근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건데 나의 순한 모습이 연기에서도 그대로 다 드러나더라. 이걸 깨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그동안 살아온 방식을 무너뜨려야 하나 지금 가장 큰 고민이다. '배우학교' 박신양 선생님께 묻고 싶다.


사진. 윤장렬 포토그래퍼

촬영협조. 씨제스모델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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