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30조' 이커머스 대전]② '쩐의 전쟁' 본격화… '뒷백'이 누구니?

김설아 기자2020.02.03 05:50
쿠팡, 위메프, 티몬. 원조 소셜 3총사가 탄생 10년을 맞았다. 소셜 3총사와 오픈마켓이 주축이 된 이커머스 시장은 ‘오프라인 유통 공룡’을 넘어뜨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추정치는 130조. 올해는 150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외부 자금을 수혈 받으며 저마다 공격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시장 패권을 쥐게 될 최종 강자는 누가될까. 새롭게 변화된 이커머스 전쟁을 들여다보고 이들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 조명해본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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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에서 e쿠폰 구매/사진=11번가
신(新) 이(e)커머스시장의 성공 열쇠는 ‘실탄 확보’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몇년간 이커머스 업체의 초점은 얼마의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에 맞춰져 왔다. 대기업 집단은 물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쿠팡과 위메프까지….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외 투자가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수혈 받고 본격적인 머니게임을 시작한 배경이다.


◆생존 전쟁… ‘쩐주’는 필수

이커머스 업체 간 투자 유치전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물류시설 확보와 유통망 구축, 신규 파트너사 확보,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이는 곧 생존과 직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으로 얼마나 사업을 키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수익성을 개선하면 매출 성장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결국 독보적으로 투자를 하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이커머스 3사(쿠팡·위메프·티몬)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외 투자가들을 끌어들여 자금을 수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각각 투자받은 곳도, 자금을 받아 강화하는 사업 전략도 각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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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이커머스 5개사 지분구조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SSG닷컴을 세우면서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파트너스’와 글로벌 투자회사인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3월 SSG닷컴에 1차로 7000억원을 출자한 어피너티와 BRV는 2022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1조원 투자유치가 마무리되면 신세계그룹과 글로벌 재무적 투자자(FI)는 각각 70%(이마트 50%, 신세계 20%)와 30% 수준의 비율로 지분을 나눠갖게 된다.


SSG닷컴은 이 투자금으로 ‘자동화 물류 시스템’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3개째 가동하면서 5년 내 7개까지 늘릴 방침. 최첨단 물류망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 우위를 잡겠다는 목표다.

SK그룹도 지난 2018년 9월 SK플래닛 산하의 11번가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면서 국민연금과 1세대 사모펀드인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독립법인 출범 당시 11번가는 제품 검색과 결제, 배송, 반품까지 쇼핑의 모든 단계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ICT 기술 역량을 접목해 왔다. 경영 전략은 매출 확대 대신 수익성 강화로 잡으면서 최근 연속 분기 흑자를 기록, 예쁜 성적표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토종’ 위메프 - ‘외국계’ 티몬

이커머스 3사도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위메프와 티몬은 지난해 하반기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부족한 실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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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003 전경/사진=SSG


위메프는 이커머스업체 중 유일한 토종기업. 위메프 창업자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사실상 100% 지배하는 구조다. 투자자들 역시 국내 기업과 사모펀드다. 위메프는 지난해 9월 넥슨코리아로부터 투자받기로 한 3500억원 중 2500억원을 지급받았고 그해 12월에는 국내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들은 위메프의 든든한 원군이다.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회장은 2015년에도 NXC를 앞세워 1000억원을 위메프에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 역시 5년전 위메프에 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2차 투자에선 이에 12배의 투자를 하면서 국내 사모펀드에서도 위메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해석마저 나온다.

위메프는 이들의 지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마이너스 2793억원의 자본총계를 기록했던 자본잠식이 해소됐다. 투자 여력이 생겼고 특가 정책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개발, 신규 파트너사 충원 등 공격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10월 말 1200억원 규모의 외부자금 수혈에 성공했다. 티몬은 위메프와 반대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외국계 사모펀드가 대주주다. 대주주인 몬스터홀딩스는 자금 조달을 위해 보유 지분을 담보로 내놨다.

몬스터홀딩스는 세계적 사모투자 회사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와 앵커 에쿼티 파트너스(AEP) 등이 2015년 티몬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투자 지주회사로 현재 티몬 지분 98.4%를 보유하고 있다. NHN이 나머지 1.6%를 보유한다.

티몬은 이를 계기로 재무개선에 속도를 내 상반기 중 월별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달간 타임딜을 중심으로 한 연계 방식 초저가 상품을 대거 선보이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티몬은 그동안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기존 직매입(슈퍼마트), 여행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끝날까

투자시장 큰손은 쿠팡에 몰렸다. 쿠팡은 2010년 중반부터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2014년 미국계 자본 세콰이어캐피털과 블랙록에서 각각 1억달러와 3억달러의 투자금을 끌어왔고 2015년 손정의 회장이 지배하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한번에 10억달러를 수혈받았다. 2018년 4월에는 블랙록과 피델리티, 웰링턴 등으로부터 2억3000만달러를 추가로 받았고 같은해 1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의 재투자를 받았다.

쿠팡은 이 돈을 덩치 키우기와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쏟아 부었다. 이 목표를 위해 다품종 직매입·직판매 확대와 물류기지 확보, 결제 플랫폼 강화 전략을 택했다. 자회사도 만들기 시작했다. 우려할 부분은 커지는 투자금 만큼 적자도 함께 커졌다는 사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누적된 쿠팡의 적자는 3조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행진 속에서도 투자 등을 통해 자금을 끊임없이 수혈받고 있는 이커머스 3사는 올해도 공격적인 경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여전히 경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만큼 시장지배력 확대와 함께 중장기 경영이 가능한 수준의 손익관리, 두마리 토끼를 잡는 곳이 이커머스시장의 패권도 손에 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글로벌재무적투자자(FI)에만 의존하는 지금의 이커머스 구조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는다. 이커머스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장기로 보고 계속된 투자를 해줘야 하는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 잡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FI를 통한 홀로서기 보단 아마존·알리바바 등과 같은 SI와 인수합병해야 시너지를 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권에서는 적자 이커머스 업체 투자 건에 여신을 내주기 쉽지 않고 대기업 역시 자금 투입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재무제표 상의 실적만 가지고 투자하지 않는 해외 큰손을 뒷백으로 맞이해야 하는 건 피할수 없는 선택이지만 자생적인 시나리오도 고려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0호(2019년 2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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