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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르노삼성 대리점서 그랜저 판다"… 알선 나선 딜러들

전민준 기자2019.12.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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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경기도에 거주하는 직장인 K씨는 SM5 구매 상담을 위해 지난 28일 집 근처 한 르노삼성자동차 전시장에 갔다. "SM5를 구매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하는 K씨에게 전시장 대표가 내민 건 '현대자동차 더뉴 그랜저 카달로그'. "SM5는 곧 단종하기 때문에 그랜저 사는 게 낫다"고 말하는 전시장 대표는 "우리가 연결시켜주면 SM5보다 더 좋은 그랜저를 싸게 살 수 있다"며 "생계가 막막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울먹인다.  

연일 이어지는 노동조합의 파업과 판매 부진으로 르노삼성차 판매망이 무너지고 있다. 르노삼성차와 대리점은 위탁계약서에는 '타사 제품 판매금지'라는 조항이 명기돼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르노삼성차 대리점 딜러에게 더뉴 그랜저와 쏘나타, K7, K5 등의 알선을 부탁하면 손쉽게 계약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를 구매하러 간 고객들은 타사 전시장에 직접 가지 않고 르노삼성차 전시장에서 계약과 인도까지 모든 절차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타사 제품을 알선한 르노삼성차 딜러는 계약서를 타사 딜러에게 넘기고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임금에서 판매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르노삼성차 딜러 특성상 최근 르노삼성차 판매부진은 딜러들에게 큰 타격이다. 2019년 11월 르노삼성차의 누적 내수판매량은 7만6000여대로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했다.

르노삼성차 딜러들은 인접지역에 위치한 딜러들과 알선 형태의 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대리점을 직영으로 운영해 딜러들이 기본급을 받지만 실제로 판매 수당이 차지하는 부분이 높다"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딜러들의 수익도 줄어 판매알선을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관리법 제2조의 7에서는 자동차매매업을 "자동차의 매매 또는 매매 알선 및 그 등록 신청의 대행을 업으로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정당한 판매 자격이 있는 딜러가 다른 딜러를 알선하는 영업 자체는 불법 소지가 없다. 

알선 판매가 르노삼성차 본사에 적발될 경우 얘기는 다르다. 르노삼성차 내규에 따르면 타사 모델을 알선한 대리점은 거기에 따른 규제를 받는다. 대리점 계약해지도 이뤄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계약서에 명기된 딜러를 최종 확인해야 한다. 알선 거래 특성 상 판매직원과 실제 계약서를 챙긴 딜러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대리점에서 '더뉴 그랜저'를 구매했다 하더라도 실제 계약서상에 명기된 현대차 딜러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딜러들이 본인에게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면 안 될 것"이라며 "불량 제품을 받아도 다시 돌려보내지 못 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민준 기자

머니S 자동차 철강 조선 담당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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