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지갑 잘 여는 남자… 백화점 '명품' 큰 손으로

김설아 기자2019.12.14 06:03
#. 민성준씨는 자신을 가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미팅이 잦은 탓에 옷차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슈트나 가방, 신발, 벨트, 시계 등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품 브랜드들로 구매한다. 민씨는 “쇼핑 횟수가 잦은 편은 아니지만 한 번 살 때 여러개를 사다 보니 몇 백만원 쓰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직접 입어보고 들어보고 살 수 있는 백화점을 분기별로 간다”고 말했다. 

자신을 꾸미기 위해 아낌없이 수비를 하는 남성. 민씨와 같은 이른바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업계가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 남성은 여성에 비해 구매력이 떨어지는 소비자층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백화점 업계에 남성 명품 매출이 꾸준히 신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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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멘즈 스토어/사진=구찌
◆가꾸는 남성… 백화점 매출 '쑥쑥'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에 방문하는 남성 고객 비중은 2010년 28.1%였으나 지난해 34.3%로 늘었다. 1회당 구매 금액도 크다. 신세계백화점이 남성 전용 카드 실적을 분석한 결과 1회당 구매금액이 100만원으로 다른 제휴 카드의 회당 구매액인 25만원 보다 4배 많았다.

다른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백화점의 남성 럭셔리 캐주얼 상품 매출 신장률은 2016년 3.8%에서 2017년 5.1%, 2018년 7.9%였다. 올해 초부터 5월까지 남성 럭셔리 캐주얼 상품 매출은 전년 1~5월 대비 10% 이상 늘었다는 전언이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 29.5%, 2017년 30.2%, 2018년 30.9%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가의 명품 등 수입 남성복은 지난해 18.2% 늘어났다. 올해 1~6월 현대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한 2030 남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었다. 특히 수입 시계(34.6%)·패션(23.6%)·신발(21.5%) 등을 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업계는 구매력이 커진 남성 고객들을 겨냥해 명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지방 최초로 부산 본점에 ‘루이비통 맨즈’를 유치했고, 서울 소공동 본점에 있는 구찌 남성 매장의 면적을 키웠다. 

지난 1월부터 남성 럭셔리 캐쥬얼 브랜드도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소공동 본점에 프리미엄 영국 브랜드 바버를 시작으로 ‘APC옴므’, ‘산드로옴므’, ‘송지오옴므’ 등을 들였다. 지난 9월에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우영미’(WOOYOUNGMI)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루이비통맨즈, 아크네스튜디오 등 남성 해외명품 브랜드를 국내에서 최초로 입점시키면서 남성 해외명품 유치에 힘을 쏟아왔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판교점에서 패션, 뷰티 등을 아우르는 남성전용관 ‘현대맨즈’와 수입 의류 브랜드 편집숍 ‘에크루플러스’, 편집숍 ‘무이웨이브’ 등을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 고객들을 잡기 위해 백화점들이 저마다 명품 패션, 액세서리 등 남성 콘텐츠 강황에 힘을 쏟고 있다”며 “남성 고객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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