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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S토리] 손주에게 재산 물려주려는 할아버지

정태길 Sh수협은행 세무사2019.12.0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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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자녀보다 손주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산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손주들의 결혼이나 육아 등 많은 지출이 있을 것을 대비해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A씨처럼 자녀세대를 건너뛰고 손주에게 상속이나 증여를 하는 경우 절세를 위해 유의해야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세대를 생략해 손주에게 직접 증여나 상속을 하는 경우에는 할증과세제도가 있다. 상속, 증여세보다 30%를 더 가산해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손주가 미성년자이고 상속·증여받은 재산가액이 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40%까지 할증과세한다. 다만 자녀가 사망해 그 자녀를 대습해 손주가 상속, 증여받는 경우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A씨와 같이 상속, 증여 재산이 많지 않다면 증여재산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10년마다 장기적으로 증여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증여재산공제액 범위 내의 증여라면 과세될 세액은 없고 당연히 할증과세를 적용받을 여지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수증자가 성인이면 5000만원,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2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최초 증여일로부터 10년마다 증여재산공제액까지 손주들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부담 없이 미리미리 재산을 물려줄 수 있다.

상속세와는 달리 증여세는 증여를 받는 수증자 별로 과세된다. 여러명의 손주들에게 분산해서 사전에 증여하는 편이 일시에 상속이 되는 경우보다 세부담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증여재산공제액을 초과해도 각자 본인이 받은 증여재산에 대해서만 각각 따로 과세되기 때문에 누진효과가 적어지는 것이다.

주의해야할 사항은 상속일로부터 5년 이내에 손주에게 증여한 재산은 모두 상속재산에 포함돼 과세된다는 점이다. 상속인인 자녀들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증여까지 합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 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무조건 사전증여로 과세가 종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동일하다.

결과적으로 고령의 조부모가 상속 직전에 손주에게 증여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해당 증여재산은 그대로 상속재산에 포함돼 상속세가 계산되며 만약 그 증여와 관련해 부담한 증여세액이 있었다면 상속세 계산 시에 일부 공제가 될 뿐이다.

또 손주들에게 상속하는 재산 또는 상속일로부터 5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 계산 시 공제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상속세 계산 시 적용되는 인적공제, 기본공제 등은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만을 적용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재산은 3억원, 손주에게 상속되는 재산이 1억원, 상속일 3년 전에 손자에게 증여한 재산이 1억원이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때 상속인(자녀)이 상속받은 3억원은 공제대상이 되지만 손주가 받은 상속분과 사전증여분인 2억은 공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대로 상속세가 과세되는 식이다.

이처럼 상속공제액까지 고려하여 손주에게 직접 상속, 증여하는 것이 오히려 불이익이 되지는 않는지 미리 점검해봐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1호(2019년 12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태길 Sh수협은행 세무사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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