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돈 내고 버려야 했던 물건들 팔았더니 ‘6만1500원’… “땡큐”

김노향 기자2019.12.03 05:06

경제가 불황일수록 중고거래가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의 중고거래는 갈수록 진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낸다. 중고거래의 '경제학'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나 물건을 주고받던 전통적인 플리마켓이 온라인 직거래로 나아가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더욱 편리해졌다. <머니S>는 다양한 종류의 중고거래를 체험해보고 경제적 가치를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진화하는 중고거래-②]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해보니



동화책, 블록, 어린이집 교구, 장난감 자동차…. 5살과 3살 자녀를 키우는 집안은 하루도 정돈된 날이 없다. 가뜩이나 좁은 거실에 점점 늘어나는 장난감과 육아용품이 쌓여 생활 공간은 갈수록 줄어든다. 

버리는 데도 돈이 들다보니 아이를 키우며 처음으로 중고나라, 당근마켓, 인터넷 맘카페 등의 문을 두드려봤다. 하지만 물건을 사는 사람과 중간에서 만나 직거래하는데 드는 시간과 추가비용, 사기가 판친다는 택배거래가 불편했다. 

여러 플랫폼을 전전하다가 집으로 찾아오는 중고거래서비스 ‘땡큐마켓’을 알게 됐다. 정말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닌가. 땡큐마켓을 알고 나서 두 차례의 중고거래에 성공했다. 거래 과정에서 느낀 장·단점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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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노향 기자


스마트폰에 ‘땡큐마켓’ 앱을 다운로드하고 ‘내 물건 팔기→바로 감 서비스 신청하기’를 차례대로 클릭한 후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를 입력하면 서비스가 개시된다. 

지난 10월12일 처음으로 서비스를 신청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10월30일 방문이 예약됐다’는 안내가 왔다. 예약부터 실제 방문까지 18일이나 소요되는 것을 보니 이용자가 많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방은 택배 수거만 가능하다.

땡큐마켓의 매입품목은 어린이 책과 장난감을 포함해 유모차·카시트·자전거·아기띠·아기의자·커피포트·커피머신·청소기·노트북·스마트폰 등이다. 미개봉 제품일 경우 주방 냄비나 그릇세트도 판매할 수 있다.

구매한지 1년 된 유모차와 함께 자전거, 장난감 자동차 2개, 교구, 아기 딸랑이 여러개를 내놓았다. ‘정말 이런 자질구레한 것까지 사줄까’라는 생각이 드는 소소한 물품도 포함시켰다. 방문 직원은 물건들을 하나씩 촬영해 본사에 전송했고 약 5분이 지나 산정된 감정가격 목록을 보여줬다.

유모차 3만원, 자전거 2만원, 장난감 자동차 각 5000원, 교구 2개에 1000원, 딸랑이 3개에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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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어픽스
직원에게 계좌번호를 건네주니 곧바로 6만1500원이 입금됐다. 만약 감정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판매를 취소해도 된다. 직원이 가고난 후 새 제품 가격과 비교해봤다. 유모차는 구입 당시 16만7300만원을 주고 샀다. 

거의 새 제품이어서 헐값 매각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필요 없는 물건을 돈까지 받고 처분해서 기분이 좋았다. 새 제품 가격은 자전거 약 7만원, 장난감 자동차 각 5만원, 교구와 딸랑이는 약 1만원대 안팎이다. 어림잡아 계산했을 때 구입가의 약 17% 가격으로 판매했다.

만약 현금이 아닌 땡큐마켓 포인트로 정산하면 15% 더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포인트는 땡큐마켓에서 중고물건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땡큐마켓 스토어를 들어가봤다. 

판매한 것과 비슷한 제품의 유모차가 깔끔하게 단장해서 각각 3만3300원, 4만원, 5만원, 7만5000원 등에 판매되고 있었다. 땡큐마켓 관계자는 “제품 제조시기와 상태에 따라 같은 브랜드도 가격 차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번 더 땡큐마켓서비스를 신청했다. 한달새 또 장난감이 늘어났다. 11월16일 신청한 방문서비스는 나흘 뒤인 같은 달 20일로 예약됐다. 부품 하나를 분실한 아기 자전거와 동화책, 퍼즐, 장난감 등을 내놓았는데 자전거와 세트로 된 책의 일부는 매입이 안된다고 했다.

고가 제품이 없어 기대를 안했지만 막상 감정가격을 받고 나니 조금 허탈했다. 동화책 15권과 퍼즐, 장난감을 합해 7500원이 나왔다. 콩나물값 한푼이라도 아끼겠다고 인터넷 최저가만 찾아다니는 주부에게 ‘이게 어디냐’며 애써 위안 삼았다.

[미니 인터뷰-한창우 어픽스 대표]

“육아용품 처분 고민하다 스타트업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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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쓴 식품 건조기, 더 이상 필요 없는 장난감. 쓸모없고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인데 육아에 바쁜 엄마 아빠들을 위해 돈도 벌고 필요한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삶의 유용한 가치를 만들어드리는 스타트업입니다.”

한창우 어픽스 대표(36)는 5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다. 2015년 지인들과 육아용품 처분의 어려움을 얘기하다가 땡큐마켓이란 아이디어를 냈다. 직접 육아용품을 중고거래하면서 느낀 기존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해 여러개의 제품을 한꺼번에 처분할 수 있는 것이 땡큐마켓의 장점이다.

2016년 1월 탄생한 땡큐마켓의 누적 회원수는 현재 12만명이다. 대교인베스트먼트, 미시간벤처캐피탈, 한국과학기술지주로부터 13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땡큐마켓 판매자 중 76%가 중고거래를 이용해보지 않았다고 해요. 대부분 1대1 거래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여성이죠. 중고거래 경험이 좋지 않았던 경우도 있고요.”

땡큐마켓 고객은 영유아를 키우는 30~40대 여성이 가장 많다. 유아용품 특성상 사용주기가 짧아서 비싼 값을 주고 사기가 아깝다. ‘금방 버릴 장난감인데 꼭 사줘야 하나’라는 아쉬움이다. 초반에는 장난감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판매자들의 요청이 늘어나 지금은 주방용품과 전자레인지, 공기청정기, 가습기, 제습기 등 소형가전까지 품목이 확대됐다.

“부모는 육아와 경제활동 등으로 늘 바쁘고 정신없죠. 중고거래를 위해 직접 시간을 투자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점차 고객이 확대되는 이유죠.”

가격 기준에 대해 한 대표는 “거래량과 실거래가 등 수요 기반의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가격산정 기준을 체계화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수거하기 어려운 지역은 기존 중고거래 사업자와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 대표의 목표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1호(2019년 12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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