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G70 vs 스팅어… 제대로 붙은 '과속유발자'

전민준 기자2019.10.2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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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사진제공=제네시스


숨 막히는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가진 두 날쌘돌이가 만났다. 한 녀석은 우아한 디자인 뒤에 폭발적인 성능을 감춘 반전 매력이 있다. 또 다른 녀석은 외관부터 퍼포먼스카 그 자체다. 기자가 만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 G70와 기아자동차 스팅어가 각각 그 주인공이다. G70와 스팅어는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형제지만 디자인과 가속, 승차감이 모두 다르다.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가 맞나’는 생각이 든다.

기자는 지난 10월16일 G70와 스팅어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공원에서 대면했다. 퍼포먼스카의 매력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오전 5시를 시승시간으로 택했다. 시승코스는 분당에서 출발해 충청북도 제천시까지 왕복 240㎞. 분당에서 제천까지 가는 길은 G70를, 제천에서 분당으로 오는 길엔 스팅어를 탔다.

◆달라도 너무 다른 디자인

G70와 스팅어의 디자인은 너무 다르다. G70은 깔끔한 반면 스팅어는 G70에 비해 화려하다.

G70를 처음 마주한 순간 전면 크레스트그릴(오각형 그릴)이 눈에 들어왔다. G70보다 위급인 G80, G90에서 선보였던 크레스트그릴은 어느덧 제네시스 상징이 됐다. G70의 매력적인 디자인은 측면에서 확실히 두드러졌다. 단정하면서도 적당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측면 디자인. 왠지 모를 아름다움이 풍겨 나왔다. 자세히 보니 앞 펜더(바퀴덮개)에서 시작하는 부드러운 캐릭터 라인은 뒤쪽으로 흐르며 뒤쪽의 볼륨감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곡선을 많이 썼으면서도 강직한 직선도 더했다.

이번엔 스팅어의 디자인을 살펴봤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전면부였다. 날렵하고 당당한 자태를 가진 전면부는 어릴 적 꿈꾸던 고성능 자동차 모습 그대로였다. 측면에서 보면 낮고 넓게 디자인한 당당한 차체가 인상적이다. 짧은 앞쪽 오버행과 여기에 대비되는 긴 뒤쪽 오버행은 스팅어의 고성능미를 더욱 뽐낸다. 뒷모습도 인상적이다. 박력 넘치는 듀얼 트윈 머플러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뒤쪽 펜더는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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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사진제공=기아자동차


◆고속에서 드러나는 성격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먼저 G70.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휠을 잡자 부드러우면서도 무언가 스포티한 느낌이 들었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스포티한 운전 감각이 물씬 느껴졌다.

제네시스로서 갖춰야 할 고급스러운 주행 질감 그리고 젊은 고객층과 경쟁 차량의 성격을 고려해 운전의 즐거움을 더하는 스포티함이 느껴졌다.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가져가기란 참 어려운 일인데 제네시스는 G70를 통해 그 힘든 일을 이겨냈다.

차체 기본기가 잘 갖춰졌음은 고속도로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3.3 직분사 터보 엔진은 저속에서는 빠르고 강력하게 고속 영역에서는 묵직하게 차체를 밀어붙인다. 언제든 원하는 대로 힘을 끌어다 쓸 수 있다. 터보 엔진의 고질적 단점인 터보랙도 심하지 않았고 3.3 직분사 터보 엔진은 변속기와 잘 어우러지면서 능력을 거침없이 발휘했다.

G70의 뛰어난 퍼포먼스에 빼놓을 수 없는 건 휠과 타이어다. 19인치 휠을 감싸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4 타이어와 휠 안쪽으로 보이는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는 브랜드와 제품 이름 그 자체로 신뢰를 더한다. 이 제품들은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고성능차에 쓰인다.

스팅어는 시동을 켜자마자 야성미가 느껴졌다. 스팅어는 엔진을 고회전으로 몰아붙이는 재미가 있는 차다. 페달을 밟는 대로 계기판 바늘이 가볍게 툭툭 치솟는다. 내 발동작에 맞춰 활기차게 춤추는 계기판 바늘을 보는 재미도 있다. 분당엔진회전속도(RPM)가 4000~5000을 넘어서도 차를 가속시키는 힘은 여전히 남아도는 듯하고 그르렁대는 배기음은 오히려 더 밟아달라며 운전자를 보채는 것만 같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G70와 확실히 다르다.

경사도 있는 구간에서도 힘이 넘친다. 기자는 스팅어의 힘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속도로 중간에서 빠져 국도에 들어섰다. 경사도 10% 이상으로 구성된 거리 5㎞ 국도다. 평지에서 스팅어는 여유 있게 차를 끌어준다는 느낌이라면 경사 구간을 달릴 때는 거침없이 차체를 쭉쭉 밀어낸다. 여기서 더 어떤 것을 바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안전과 편의사양 부분에서는 두 차의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두 차엔 모두 운전을 편하게 만드는 다양한 편의장비들도 탑재돼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그 중 하나다. 속도를 알아서 조절해주는 것은 물론 앞 차와 거리를 설정할 수도 있고 앞차를 따라 멈추고 달리는 똑똑한 기능이다.

크루즈 컨트롤을 쓰는 일은 거의 없었다. G70와 스팅어 모두 손과 발로 차와 교감하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루즈 컨트롤 버튼에서 손을 떼고 가속 페달로 모든 것을 조절하는 게 G70와 스팅어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용성과 디자인도 큰 차이

신나게 운전하다 보니 잊은 것들이 있었다. G70와 스팅어의 실용성이다. 스팅어의 길이는 4830㎜, G70은 4685㎜다. 스팅어가 더 넓고 높으며 긴 휠베이스를 지녔다. 덕분에 넒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마감 처리 또한 더 훌륭하다. 따라서 실용성 부분에선 단연 스팅어가 위너다.

실내 디자인 경우 G70은 가죽, 리얼 알루미늄, 고급 마감소재, 감싸기 및 스티칭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단순하고 단정하지만 충분히 고급스럽다. 운전석을 감싸는 센터페시아는 스포츠카 감각이다. 조수석 쪽으로 벽을 두르고 운전석 쪽으로 치우친 센터페시아와 높이 솟은 센터 콘솔은 주로 스포티한 차량에서 볼 수 있었던 운전에 최적화한 설계다.

스팅어는 시트가 눈에 띄었다. 앉는 순간 바닥에 착 깔리듯 낮은 자세를 만드는 시트. 시트는 모든 부위가 두툼하게 잘 짜여 있고 허리 양 옆을 감싸는 조정 가능한 볼스터도 몸을 단단히 잡아주어 어느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운전자세를 취할 수 있다.

운전석에선 공기의 날개를 형상화해 직선으로 길게 뻗은 크래시패드(완충장치)가 인상적이다. 시인성을 높인 플로팅 형태의 디스플레이와 항공기 엔진을 연상케 하는 원형 에어벤트 등은 재미있는 디자인 요소다.

최종목적지에서 내려 두 차를 바라보며 결론을 내렸다. 스팅어는 역동적이고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다. 반면 G70는 안정감과 유저 친화적 느낌을 주는 차다. 형제지만 확실히 다른 성격을 지닌 두 날쌘돌이. 제네시스 G70와 기아차 스팅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6호(2019년 10월29일~11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민준 기자

머니S 자동차 철강 조선 담당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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