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르포] 서울 아파트 10억? 김포는 4억?

김창성 기자2019.11.06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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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래역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오래도록 인상을 찌푸리던 김포 부동산시장이 최근 들어 미소를 머금었다. 숙원사업이던 김포도시철도(골드라인)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돼서다. 골드라인 개통으로 아파트값도 상승해 집주인들은 함박웃음이다. 반면 골드라인이 개통됐음에도 김포 상가 곳곳은 여전히 텅 비었다. 일각에서는 골드라인 개통을 감안하더라도 김포의 입지가 높지 않은데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미소와 불만이 공존하는 김포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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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양역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이정도 가격은 싸다”

“김포 구석이라도 서울까지 전철이 뚫렸는데 이 정도 값이면 싸죠.”

골드라인 구래역 인근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시세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면적 기준으로 한채에 수십억원하는 서울 아파트값보다 3분의1은 싼 데다 골드라인 개통으로 앞으로 더 오를 소지가 충분하다고 치켜세웠다.

A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구래역에서 직선거리로 약 500m 떨어진 김포한강아이파크(2018년 2월 입주) 전용면적 101㎡의 시세는 3억5000만~4억원선이다. 또 구래역에서 직선거리로 약 300m 떨어진 한가람우미린(2011년 10월 입주) 131㎡의 시세는 3억5000만~3억6000만원선이다.

이 관계자는 “두 단지 모두 역까지 걸어서 약 10분 거리고 입주시점이나 아파트브랜드, 층수 등에 따라 시세가 다르지만 대체로 싼 편”이라며 “서울에서 이정도 면적의 아파트를 사려면 10억원 이상은 줘야하지 않냐. 골드라인 호재를 품은 것 치고는 절대 비싼 값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구래역 인근 아파트는 면적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3억5000만~5억원대의 시세가 형성됐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서는 큰 면적치고 합리적인 가격인 데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싼 값이라 문의가 꾸준하다고 입을 모은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골드라인 개통이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지연됐지만 문의는 꾸준했다”며 “현 시세는 이미 골드라인 개통효과가 반영됐지만 각종 상업시설 등 기반시설이 더 갖춰지면 앞으로 값은 더 뛸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래역에서 세정거장 떨어진 운양역 일대 아파트는 3억~5억2000만원선의 시세를 형성한다.

운양역 인근 C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한강신도시운양푸르지오(2016년 2월 입주) 84㎡의 시세는 5억~5억2000만원이다. 길 건너 한강반도유보라2차(2013년 11월 입주) 59㎡는 3억~3억7000만원대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래역과 불과 세정거장 떨어졌지만 서울과 더 인접해 있어 작은 면적임에도 시세는 약간 비싸다”며 “골드라인 일대 아파트값은 위치나 면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대동소이 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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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래역 인근 상권. /사진=김창성 기자



◆곳곳이 텅텅… “너무 비싸다”

김포 아파트값은 확실히 서울보다 쌌다. 서울 아파트값이 10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반면 김포는 골드라인 개통 호재를 품었음에도 시세가 최대 5억원선에 형성됐다. 내년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한강메트로자이 1단지(2020년 8월 입주)의 경우 최근 84㎡ 분양권이 4억9000만원에 실거래 됐고 호가는 5억원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같은 면적의 서울 아파트값에 비하면 비싸지 않다.

걸포동 주민 D씨는 “같은 면적임에도 서울보다 가격이 두배 이상 싼 만큼 (서울)출퇴근 시간은 어느 정도 감수하고 이사 왔다”며 “골드라인이 뚫리고 점점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어 앞으로 기대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포 아파트는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는 높았다. 그럼에도 비싸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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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래역 인근의 한 공실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동작구에 사는 E씨는 구래역 인근에 신혼집을 알아보러 왔다가 주변에 텅 빈 상가를 보고 망설여졌다고 말한다. 그는 “상도동 아파트 전세 가격의 절반으로 김포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지만 주변의 텅 빈 상권을 보니 생활이 불편할 것 같아 선뜻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며 “공인중개업소에 물어보니 상권 임대료가 서울 수준으로 비싼 것 같다. 과연 이런 구석까지 와서 장사하려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실제로 구래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등록된 1층 상가(97㎡)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300만원이다. 이보다 작은 1층 49㎡의 경우 월세는 같지만 보증금이 1억원인 매물도 있다. 골드라인의 종착역인 양촌역과 불과 한정거장 차이인 만큼 김포 끝자락에 위치한 것 치곤 상권 시세가 비싸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E씨는 “김포로 이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보다 싼 아파트를 찾아 온 이들”이라며 “게다가 대체로 서울 출퇴근 직장인이라 낮에는 사람도 없을 텐데 누굴 보고 장사하라고 이렇게 상가 시세에 거품이 꼈는지 모르겠다”고 혹평했다.

역시 김포에 살 집을 알아보러 온 서울 마포구 거주 F씨도 비슷한 입장. 그는 “골드라인을 타면 주요 업무지구까지 1시간 남짓 걸린다고 광고하지만 출퇴근 시간 환승 등을 감안하면 30분 이상은 더 걸릴 것”이라며 “부동산시장에서 전철 개통이 큰 호재지만 김포를 둘러본 느낌은 값이 싸도 매력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기자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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