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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만원 원금보장이라던 보험, 왜 1800만원만 줄까

심혁주 기자2019.10.2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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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인 김모씨(34)는 과거 가입한 보험 때문에 고민이 많다. 9년 전 입사 당시 김씨는 아는 보험설계사 권유로 변액유니버설종신보험에 가입했다. 만기가 되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설계사 말에 의심 없이 가입했지만 만기까지 1년이 남은 현재 환급률은 65%에 불과했다. 9년간 월 30만원씩 총 2700만원을 납부했지만 만기가 되더라도 1800만원 정도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황한 김씨는 보험사에 문의했고 그제야 보험료 30%는 사업비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입 당시 설계사도 보험사를 그만 둔 상태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사업비가 30%나 나가는 걸 알았으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대로 모르고 서류에 사인한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과거 가입한 변액종신보험의 환급률이 낮아 당황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변액종신보험을 포함한 종신보험은 보험료의 20~30%를 사업비로 납부한다. 저축성보험(10~15%)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도 적립금(해지환급금)이 그전까지 납입한 돈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변액·종신보험 불완전판매 극성



투자실적에 따라 환급금이나 보험금이 바뀌는 변액보험 특성상 투자로 오인해 가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금회복이 쉽지 않다.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인지 못하고 가입한 경우가 많고 김씨처럼 사업비 비율조차 모르고 가입한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상품구성이 복잡한 변액·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비중은 여전히 높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보업계 저축성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은 0.13%이었지만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비율은 0.66%로 5배 이상 높았다. 변액보험 불완전판매비율도 0.47%였다.

종신보험의 경우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의 20~30%는 사업비로 나간다. 문제는 사업비는 가입시 의무 고지사항이 아니라 이를 모르고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김씨처럼 사업비 유무도 모르고 가입하더라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구제방법이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비 고지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 불완전판매라고 볼 수 없다”며 “해당 이유로 민원을 넣더라도 구제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소비자 보호를 위해 앞으로 보험상품의 안내사항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또 올해 말부터 사업비를 포함한 보험상품의 실질수익률도 공개하기로 했다.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의 경우 ‘적립률’ 뿐만 아니라 ‘실제수익률’을 안내해야 한다. 예컨대 원금이 100만원이고 각종 수수료를 빼고 적립한 금액이 70만원이라고 하면 종전에는 적립률 70%만 보여줬지만 앞으로는 수익률 '-30%'도 알려야 한다.

◆업계 “변액보험, 투자상품 아니다”



보험업계는 변액보험은 투자상품이 아닌 ‘보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변액보험은 투자 수익률을 고지한다는 점에서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본질은 보험이다. 업계에서는 변액보험은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등 수수료가 높은 대신 사망이나 질병 등에 대한 보장기능이 있다고 말한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원금을 보장받고자 하는 사람은 변액 상품보다는 예금, 적금에 가입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보험의 기본적은 성격은 위험보장인데 수익률에만 초점을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기자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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