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청계광장] 운동량과 '충격량'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2019.10.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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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사진=머니S DB


추락하는 것 중엔 날개가 없는 것도 있지만 움직이는 모든 것은 운동량이 있다. ‘운동의 양’을 줄인 물리학 용어 운동량은 질량과 속도를 곱한 것이다. 같은 속도라도 무거울수록 질량이 같다면 빠를수록 운동량이 더 크다. 머리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린 탁구공에 맞으면 안 아프지만 같은 높이에서 떨어뜨린 골프공에 맞으면 아프기 마련. 속도가 같아도 질량이 달라 머리에 맞을 때 골프공의 운동량이 더 크기 때문이다.

빠를수록 운동량이 크니 날아오는 골프공에 맞으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고층 아파트에서 휴지를 물에 적셔 뭉쳐서 떨어뜨리는 아이들 장난이 위험한 이유이기도 하다. 길에서 튄 코딱지만한 자그마한 돌멩이가 달리는 자동차 앞 유리를 파손하는 것도 모두다 운동량 때문이다.

머리에 맞는 탁구공처럼 두 물체가 충돌할 때는 충돌 전후 두 물체의 운동량의 합이 항상 일정하게 보존된다. 에너지 보존과 함께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인 운동량 보존 법칙을 갖고 할 수 있는 얘기가 많다. 무거운 차와 가벼운 차가 충돌하면 왜 작은 차에 탄 사람이 부상 위험이 더 큰지, 달에 사람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다단계 로켓의 원리는 무엇인지, 운동량 보존 법칙으로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속도보다 골프공이 날아가는 속도가 더 클 수 있는 이유, 야구에서 빠른 직구가 느린 커브보다 홈런을 더 자주 맞는 이유, 내가 친 당구공과 내가 맞춘 당구공 사이의 각도가 충돌 후 90도 정도가 되는 이유 등등 운동량 보존 법칙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많다.

운동량을 갖고 움직이던 물체가 멈추려면 충격이 필요하다. 충격의 양인 충격량은 충격력과 시간을 곱한 것이어서 시간이 짧을수록 충격력이 크다. 바로 자동차 에어백의 원리다. 자동차가 외부의 무언가와 충돌해 갑자기 멈추면 차안 사람의 몸은 관성으로 인해 자동차가 움직이던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 안전벨트가 없다면 사람의 몸은 자동차 앞 유리를 뚫고 차 밖으로 내동댕이쳐져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안전벨트를 하더라도 운전석 핸들에 머리를 부딪쳐 다칠 수도 있다. 사람의 몸이 멈출 때까지의 시간을 늘려 사람 몸에 작용하는 충격력을 줄여주는 것이 바로 에어백의 역할이다.

상대 선수와 부딪쳐 넘어지는 축구선수가 몸을 구부려 앞으로 구르다 멈추는 것도, 날아오는 야구공을 맨손이 아니라 글러브를 이용하는 것도, 권투선수의 푹신한 글러브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손가락의 푹신한 안쪽이 아닌 딱딱한 바깥쪽 손가락뼈로 군밤을 때려야 제격인 것도 충격량으로 설명할 수 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천천히 속도를 줄여 멈추는 연착륙이 더 안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움직이는 모든 것은 운동량이 있고 멈추려면 충격량이 필요하다. 움직이는 모든 것의 이해에는 물리학이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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