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e스포츠 종주국 탈환, ‘재밌는 스포츠’ 알려라

류은혁 기자2019.09.20 06:31
인터뷰 /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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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스타크래프트로 시작한 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글로벌시장의 주요 산업으로 우뚝 솟았다. e스포츠 후발주자로 뛰어든 중국과 미국이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성장을 거듭한 사이 우리는 규제와 부정적인 대중적 시선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부가가치 유발효과만 600억원이 넘고 시장규모가 1000억원에 가까운 국내 e스포츠산업은 기업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머니S>는 한국 e스포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개선책과 대안을 살펴봤다. 한국e스포츠협회를 이끄는 김영만 회장을 만나 산업적인 고민을 청취하는 한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성지인 ‘LoL파크’에 방문해 생생한 대회 현장을 취재했다.<편집자주>

[한국 e스포츠 어디로 가나-④
·끝] 체계적 시스템 마련부터

1998년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면서 전국에 PC방이 1만개까지 늘었고 소규모 클랜과 PC방 대회가 생겨나며 e스포츠의 출발을 알렸다. 이후 1999년 7월 첫 발기인 모임을 가진 한국프로게임협회는 2000년 2월 문화관광부로부터 21세기프로게임협회(현 한국e스포츠협회)라는 명칭으로 설립허가를 받았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2000년부터 5년간 협회의 전신인 21세기프로게임협회 초대 협회장을 지냈던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해 협회로 돌아와 불법 베팅사이트 색출, 게임문화 인식개선, e스포츠 시스템 구축 등 산적한 과제를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머니S>는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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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케스파컵 'KeSPA Cup' 결승전을 관람 중인 관중.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정식 스포츠 진입 방안 모색

협회는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권익보호를 기반으로 제도와 지원을 정비하고 있다. 산업적인 발전을 정부와 함께 고민하는 것은 물론 아마추어 e스포츠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협회의 몫이다. 특히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진입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김 협회장은 올해 목표였던 ‘대한체육회 가입’을 달성하면서 국제 e스포츠 기구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협회장은 이를 이루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도지회 가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대전, 부산, 경남, 전남, 광주 등 5개 지역에서 지역시도체육회에 가입을 완료했고 앞으로 강원, 제주, 울산 등의 추가 가입이 긍정적으로 점쳐진다”며 “준가맹이 되기 위해서는 9개 지역체육회에 가입해야 하므로 이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협회의 대한체육회 가맹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김 협회장은 e스포츠를 기존 스포츠 산업군으로 격상시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협회장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가입을 계기로 국제 e스포츠기구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행사에서 한국이 경기규정·선수선발·종목선정 등 e스포츠 표준 정립을 주도적으로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국가대항전 유치도 협회가 중점을 두는 사안이다. 앞서 지난 6월14일 한국과 스웨덴은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서머너즈 워’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으로 정식 e스포츠 국가대항전을 치렀다. 국가 간 e스포츠 대회를 치른 점과 함께 ‘5G’라는 차세대기술을 선보임에 있어 e스포츠가 적합한 디지털 콘텐츠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지적재산권(IP) 홀더’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돼 다양한 투자와 부가산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협회도 이런 관점에서 국가 간 대항전을 여러가지 형태로 모색 중이다.

김 협회장은 “앞으로 이런 국가대항전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며 “한중대항전을 비롯해 최근 e스포츠산업이 급성장한 동남아시아권과도 e스포츠로 활발하게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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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케스파컵 'KeSPA Cup' 결승전.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e스포츠가 직면한 문제 해결

김 협회장은 e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실현하면서 순차적인 단계를 거쳐 계획한 바를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협회장은 2000년대 초반 e스포츠 선수로 맹활약했던 박경락 선수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언급하며 사후관리 및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프로게이머는 짧게 활동하고 이후의 직업이나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다”며 “아마추어·프로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사회로 나왔을 때 다양한 연계산업군에서 활동할 수 있는 커리큘럼 기반의 아카데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스포츠선수들이 직면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협회는 모바일로의 플랫폼 전환에도 빠르게 대응해 e스포츠산업 규모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왕자영요’(한국명 펜타스톰)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컴투스가 주최하는 ‘서머너즈 워 월드 챔피언십’(SWC)이 글로벌대회로 발전했다. 모바일 e스포츠시장이 커질수록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증가하며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김 협회장은 “모바일 e스포츠의 활성화는 풍요로운 e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협회는 펜타스톰과 클래시로얄 등의 종목을 e스포츠 종목으로 선정했고 이번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에는 브롤스타즈와 모두의마블을 시범 종목으로 결정했다. 다양한 모바일게임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양한 e스포츠 종목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마친 김 협회장은 e스포츠에 대한 고민과 가능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털어놨다. 그는 “협회로 오면서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 e스포츠가 산업적으로 큰 가치를 지녔지만 팬들과 대중의 꾸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초창기보다 나아졌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시선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e스포츠의 재미를 부각시키고 직업적 매력도 살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스포츠사회로 진입하는 단계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런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다보면 대중의 시각도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608호·6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기자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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