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끼의 힘 아는 파란눈 사장님의 ‘사람 경영’

장우진 기자2019.05.24 06:37

브누아 메슬레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사장. 그는 프랑스인으로 2002년 한국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1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을 때는 최고경영자(CEO)로 돌아왔다. 두번의 한국생활 경험이 있고 배우자도 한국인이어서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외국계 CEO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인들이 낯설지 않다는 것은 조직문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기존 직원과 신규 입사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생일자 파티 등 소소한 이벤트도 빼놓지 않고 챙기는 등 직원과의 유대감 형성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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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아 메슬레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사장. /사진제공=BNP파리바카디프생명

◆직원과 허물없는 ‘밥 한끼’

브누아 사장은 2017년 8월부터 BNP파리바카디프 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2~2003년 BNP파리바그룹의 소매금융 ‘세틀’‘의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며 신용위험관리 부문 총괄을 지냈다.

이후 ING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지사, 아시아태평양지부, 일본지사에서 근무했고 일본 NN생명에서 혁신전략 담당 임원을 역임한 후 BNP파리바그룹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생활한 기간이 길어 아시아 문화를 오랫동안 접했다.

그는 1976년생으로 올해 44세다.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BNP파리바그룹 내에서도 상당히 승진이 빠른 편이다. 그만큼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브누아 사장의 핵심 경영 마인드는 ‘친밀 경영’이다. 그는 비즈니스의 동력을 ‘사람’에서 찾는다. 회사가치 중 최우선인 ‘고객 경험’의 원동력을 ‘직원 경험’이라고 보고 직원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브누아 사장은 소통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매월 중 하루를 ‘CEO도시락’ 날로 정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런 자리는 직원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참석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칫 ‘밥 한끼’ 먹는 것에 그치는 형식적 프로그램으로 끝날 수도 있다. 브누아 사장은 편한 동료사이인 동일 직급 직원 8~9명과 함께한 자리에서 특정한 주제도 정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회사의 업무환경이나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관심사나 일상생활에 대한 대화 등을 자유롭게 나눈다.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표이사로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매월 1일 본인이 직접 메일을 작성한 ‘CEO메시지’로 회사의 전략 방향과 목표, 비즈니스 성과와 조직문화 활성화, 핵심가치 등을 전 직원에게 발송하고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부지런한 브누아 사장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규 입사자 “환영합니다”

기존 직원들은 회사 문화에 적응한 지 오래다. 하지만 신입이나 경력사원으로 새로 합류한 직원은 회사 분위기가 낯설 수밖에 없다. 능력이 탁월하고 애사심이 높더라도 사내 문화 적응기간이 길어지면 도태될 수 있다. 이는 곧 회사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낯선 프랑스 기업이라는 점도 직원들이 회사생활에 적응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 중 하나다.

이러한 문제점을 간파한 브누아 사장은 올해부터 ‘웰컴 투 카디프’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원 간 유대감 높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경력직 중심의 채용으로 동기문화 형성이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신규 입사자들은 먼저 ‘인덕션 트레이닝’을 통해 회사의 전반적 흐름과 부서별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된다. ‘웰컴 투 카디프’는 그 이후 시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팀빌딩’(Team building) 활동이다.

일회성에 그친다면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브누아 사장은 단기간 이벤트에 끝나지 않도록 회사 안팎에서 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내부 직원들과 심도 깊은 상의 끝에 방탈출 게임, 쿠킹 클래스, 우드스피커 만들기 등을 마련해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으려 노력했다. 올 상반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규 입사자는 24명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입사자 중 한명은 “일반적인 회사처럼  교육으로만 끝나지 않고 3개월 동안 동일한 멤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인상적이었다”며 “최근에도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점심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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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파리바카디프생명 생일 직원 대상 ‘2시간 조기퇴근’ 쿠폰. /사진제공=BNP파리바카디프생명

◆생일선물로 준 2시간의 여유

직원 간 소통이라는 큰 틀 안에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소소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생일자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브누아 사장은 매월 그 달의 생일자를 대상으로 축하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이 파티에는 생일자 직원은 물론 동료직원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생일자들은 특별한 생일선물도 받는데 바로 ‘2시간 조기 퇴근’ 쿠폰이다. 생일자는 정해질 날 없이 해당 월 중 원하는 날짜에 쿠폰을 사용해 2시간 일찍 귀가할 수 있다.

이밖에 직원들 간 서로 격려하는 ‘땡큐 카드’,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투게더 포 베터’ 활동 등 직원 간 유대감을 강화하고 애사심을 높이기 위한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한국시장 확대가 쉽지 않다. BNP파리바그룹은 신용생명보험 비중이 그룹 보장성보험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특화돼 있다. 신용생명보험은 대출자가 사망하는 등 상환이 어려울 상황에 보험사가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대출연계 상품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꺾기’(금융상품 판매 강요) 규제에 막혀 실적을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익성과 리스크를 모두 잡은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브누아 사장은 취임 후 ETF를 변액보험과 연계한 ETF변액보험을 처음 선보였고 올해는 법인판매대리점(GA)으로 채널을 확대하는 등 주력상품으로 정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올 1~2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342억원으로 전통의 강자 미래에셋생명(304억원)을 제치고 생보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브누아 사장의 틈새전략이 제대로 먹힌 셈으로 탁월한 업무 능력을 증명해 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직원들이 회사와 더 긴밀히 소통하고 서로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문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사람 존중’을 중요 가치로 여기면서 고객과 협력사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예외 없이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3호(2019년 5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기자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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