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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대출난민' 받아줄 서민금융 없나요

이남의 기자2019.03.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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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3.9%포인트 내린지 1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은 대출이자가 줄어든 반면 대출이 거절된 취약계층은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 8일부터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정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내려 시행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사안이다.

올해 국회에는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19~20%로 인하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돼 금리가 한 차례 더 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대출위기에 몰린 저소득·저신용 대출자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서민금융 상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최고 금리인하 후폭풍, 사금융 대출 몰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행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내용의 이자제한법 개정안이 총 8건 발의됐다. 대표 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찬열 의원, 강병원 의원, 민병두 의원, 박주현 의원, 김정우 의원, 권칠승 의원 등과 자유한국당의 김한표 의원, 김성원 의원 등이다.

최고금리 인하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서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저신용·저소득 등 금융 취약계층이 대출절별으로 볼리는 부작용이 나타나 사회적 문제로 꼽힌다.

김선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나이스신용정보에 등록된 대부업체의 신규 신용대출자 수는 58만2846명으로 전년(74만1216명)보다 15만8370명(21.4%) 줄었다.

특히 저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는 36만376명에서 26만5451명으로 26.3%(9만4925명)나 감소했다. 1~6등급인 차주도 전년(38만840명)보다 16.7%(6만3445명) 감소한 31만7395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대부업 신규 신용대출자 수가 줄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대출 감소 폭은 크다. 법정 최고금리 27.9%가 적용되던 2016년과 2017년에는 신규 신용대출자 수가 각각 전년보다 9.5%, 9.6% 줄었다.

지난해 대부업 대출 규모(5조2200억원)도 전년(7조2511억원)보다 2조311억원(28%) 감소했다. 이는 신용대출을 공급하는 대부업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나이스평가정보에 등록된 대부업체는 86개에서 지난해 17개사가 줄어 69개사만 남았다. 대부업체는 신규 문을 여는 업체가 없고 기존 업체들도 폐업하는 추세다.

그 사이에 제도권 밖에서 사금융을 이용했다가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는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불법사금융 관련 신고건수는 12만5087건으로 전년(10만247건) 대비 24.8%(2만4840건) 증가했다.

신고 내용별로 서민금융 상담이 7만6215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이스피싱이 4만295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는 미등록대부 2969건, 유사수신 889건, 불법 대부광고 840건, 불법 채권추심 569건, 고금리 518건, 불법중개수수료 134건 등으로 집계됐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취약계층 정책지원 확대 등으로 서민금융 관련 상담은 전년보다 39.4%나 증가했다. 법정이자율 상한, 서민대출상품 종류, 채무조정 방법, 비대면거래 제한 해제 등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뤘다.

◆서민금융 안전판, 10%대 대출 나온다


정부는 현재 미소금융(창업·운영자금), 바꿔드림론(고금리→저금리 대환자금), 햇살론(생계자금), 새희망홀씨(생계자금) 등 4대 정책상품을 중심으로 서민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사금융으로 내몰린 7~10등급 저신용자를 위해 금리 10% 중후반대의 정책대출을 연간 1조원 규모로 공급한다.

저신용층 대상 '긴급 생계·대환자금'을 신설하고 현재 최고 금리 24%로 공급중인 '안전망대출' 금리를 10% 중후반대로 낮춘다. 부실이 큰 '바꿔드림론'은 통합해 출시한다. 사잇돌대출을 포함한 10% 초중반대의 민간 중금리 대출 지난 2017년 3조4000억원에서 올해 7조9000억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선방안 대책으로 서민금융 상품을 손질하고 있다"며 "조만간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고 채무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맞춤형 지원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잇돌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을 도입하며 중금리 대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심사에서 거절된 대출자들은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을 알아보자. 

케이뱅크는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인 '슬림K 신용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정책금융 상품인 사잇돌 대출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사잇돌 대출은 서민 금융 상품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제외된다는 특징이 있다.

카카오뱅크도 최근 정책금융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출시했다.신청 조건은 현행 사잇돌 대출과 동일하고, 연소득 2000만원 이상과 재직기간 6개월 이상 근로 소득자면 신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 카카오뱅크는 SGI서울보증보험을 통해 보증부로 중금리 대출을 진행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를 사잇돌 대출로 전환하기로 했다.
 
P2P 업체들도 중신용자들에게 대환대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P2P업체 렌딧에 따르면 2015년 5월부터 현재까지 렌딧 대출 고객들이 중금리 대출을 통해 아낀 이자는 110억원을 넘어섰다. 렌딧 대출자 중 약 54% 이상이 카드론,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가 렌딧 대출로 대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P2P업체 8퍼센트도 4~7등급의 중신용자들에게 대환대출을 제공해 지난해 고객들이 절감한 이자가 124억원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 P2P 업체는 기존 금융회사와 달리 100% 온라인 플랫폼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은 편"이라며 "최고 금리인하로 금융회사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취약계층들은 달라지는 서민금융 상품을 살펴보고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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