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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증시 외인부대', 노 저어라

박기영 기자2019.02.1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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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그동안 먹구름만 잔뜩 끼었던 국내 증권시장에 생기가 돌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대규모로 유입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신흥국 투자심리 개선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2180선을 회복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1일 코스피 지수가 4.44% 하락하면서 급락장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의 반등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 초부터 1월29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조4537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20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4거래일에 불과했다. 특히 외국인이 8214억원을 순매수한 지난달 25일 코스피 지수는 1.52% 급등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수급은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1160억원을 순매수하며 개선되기 시작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해 10월 국내주식 4조6380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11월에도 360억원을 내다 팔았다.

올해 외국인의 수급을 분석해보면 15개 이상 종목을 동시에 거래하는 ‘프로그램 비차익 매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우리나라 관련 ETF에 주로 자금이 몰렸다는 이야기다. 다만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는 5473억원을 순매도했다.

올 들어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 한 ETF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를 더 끌어올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던 대외적인 이슈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오는 3월1일 미중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셧다운 피해를 상쇄하기 위한 미국 부채한도 상한 적용유예 연장 결정(최대 6월까지 임시 조치로 연장 가능), 3월 양회 전 중국 확대재정정책 등이 주목된다. 아울러 미국의 IT기업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해 하반기 업황 회복이 점쳐진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 국내 증시 상승은 국내 요인보다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개선 영향이 컸다”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하며 경기 하방 압력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됐고 미중 무역 협상 진전이 확인되며 무역분쟁의 피해가 컸던 신흥국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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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세 얼마나 지속될까

올 들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개선된 반면 개인은 총 20거래일 중 15거래일동안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총 2조7874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이는 지난해 ‘검은 10월’ 이후 형성된 시장의 공포심리가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ETF를 포함한 패시브(Passive) 펀드를 통해 국내증시에 투자를 늘렸다. 다만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올해 1월에서야 본격화 된 것은 금리, 환율과 같은 금융 여건보다 경제, 기업 실적, 산업 전망에 민감한 액티브(Active)펀드의 자금유출 때문이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액티브 펀드의 매도세는 유럽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매크로 환경이 불투명한데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유럽은행 관련주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신규 투자보다는 자금회수 압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경제지표를 살펴볼 때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미중무역분쟁 장기화가 아시아 기업들의 구매심리에 본격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전세계 GDP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하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이어 중국의 12월제조업 PMI마저 기준선(50)을 하회했다.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도 예상치를 하회하며 올해 기업이익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전세계 주식(ACWI)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은 연초 이후 1.8%나 감소했다.



올해 들어 신흥국관련 유럽계 액티브펀드의 자금 유출이 소강상태를 나타내면서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본격화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의 주도주가 강세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패시브펀드를 통해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단기 투자 매력 ▲글로벌 시장내 자금배분 ▲경기 소사이클의 저점 통과 가능성 등으로 추정된다.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주식시장 순매수 강도와 지속 기간 등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의 우리나라 주식 순매수는 밸류에이션 매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주식시장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지역배분을 진행한 것"이라며 "사실 신흥국 자금유입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 후퇴(Just Below)와 미중 무역협상 기대(90일 관세 휴전)가 유입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됐다. 신흥국 주식으로의 자금유입 지속 여부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와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에 초대형주 중에서 특히 반도체주에 수급 공백이 채워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1분기에는 초대형주의 기술적 반등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이후에는 중형주로의 관심 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9호(2019년 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기영 기자

머니S 증권팀 박기영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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