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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아이돌 팬덤문화] ② 페미니즘, 미러링, 그리고 남성 아이돌

차소현 기자2018.01.12 09:14
이제 여성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에 맞서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그들은 차별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직접 시위에 나서고 페미니즘 서적을 구매하며 여성 인권에 대해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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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주기인 2017년 5월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출구에서 범페미네트워크 '우리의 두려움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이 국화꽃을 놓고 있다. /사진=뉴스1
온라인 상에서는 '미러링'이 그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저항 방식이다. 이는 일상 속에서 여성에게 무의식적으로 가해지는 혐오 표현의 워딩을, 혐오 대상의 성(性)만 바꿔 남성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여성이 일상 속 여성혐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남성 아이돌 팬덤 역시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내 가수라도 참을 수 없어…무작정 감싸기 사라졌다

한 남성 아이돌 멤버가 SNS에 벚꽃 사진과 함께 "너네 펴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글이 올라오자마자 팬들 사이에서는 '여성(팬)'을 '꽃'에 비유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SNS 댓글을 통해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결국 논란 끝에 해당 아이돌은 게시물을 삭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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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여성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아이돌 가수를 위해 직접 '페미니즘 책'을 선물하기도 한다. /사진=트위터 글 캡처

직접 작사한 노래 가사가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유명 그룹 방탄소년단과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도 과거 여성혐오 표현이 담긴 자작곡 속 가사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처럼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라 하더라도 여성혐오 발언과 표현을 용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적극적으로 여혐 논란을 돌파하는 모습도 보인다. 팬들은 자신의 가수가 페미니즘과 여성혐오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페미니즘 책'을 선물하거나 직접 제작에 나서기도 한다.

이 같은 팬덤의 변화에 소속사들도 연습생 교육과정에 '성교육'을 포함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GOT7은 한 방송에서 "연습생 때부터 한달에 한번 꼴로 구성애 선생님께 교육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남성 아이돌, '남성혐오'의 희생양이 되다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여성 중심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종현의 죽음에 대한 수위를 넘은 조롱이 이어졌다. 단지 그가 '한국 남성(한남)'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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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아이돌을 향한 혐오적 표현과 악플의 수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트위터,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게시물 캡처
이처럼 여성혐오에 대응하고자 하는 페미니즘 운동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무차별적인 남성혐오로 변질되고 있다. 여성혐오에 맞서고자 하는 '미러링'이 점점 그 수위를 넘어서며 '남성혐오'라는 또 다른 혐오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남성 아이돌은 남성혐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여성들이 '미러링'의 대상으로 사용하는 것 중 하나가 여성 아이돌을 향한 혐오적 프레임이다.

남성들이 어린 나이의 여성 아이돌만 선호하며 20대 중후반의 나이만 돼도 '이모'라 칭하는 것과 과도한 외모적 품평을 늘어놓는 행태를 남성 아이돌을 향해 그대로 '미러링'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20대 중후반의 남성 아이돌에게 "늙었다" "군대나 가라"와 같은 비난을 쏟아내고 그들의 외모를 두고 "살 좀 빼라" "빻았다" "한남(한국 남자) 수준"이라며 도 넘은 인신공격을 퍼붓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여성혐오와 다르지 않은,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 '변화하는 아이돌 팬덤문화' 시리즈 보기  
① 아이돌, 악플러와의 전쟁 선포 
차소현 기자

머니S 온라인팀 차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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